15세 남자 중학생
허리가 아프고, 길게 앞으로 늘어진 목.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 성적이 안좋음.
강남의 모치과 원장님께서 치과 치료 하시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안타깝다고 하시면서 제게 보내주신 내담자입니다.
지난주에는 내담자가 너무 많이 계셔서 간단하게 통증기전을 설명드리고 EFT 프린트물만 드렸습니다. 내담자 부모님과 내담자에게 죄송할 따름 이었습니다. ㅠㅠ
오늘 다시 부모님과 같이 내담했습니다. 내담자의 아버님께서 제게 “얘가 많이 밝아지고 좋아 졌습니다.”
자연스러움: (속으로) ‘헉, 지난주에 해준 것이 없는데...’
자연스러움: 너의 문제가 뭐지?(다 알면서...)
내담자: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데요.(아니 얘가 벌써 다 나은 사람 흉내를 내네)...
자연스러움: 너 공부 잘하니?(컥 이런 질문을 함부로 하다니...)
내담자: 아니오.
자연스러움: 왜 그런 것 같지?
내담자: 집중력이 떨어져서요.
자연스러움: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뭘까?
내담자: 허리가 아프고 목이 구부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자연스러움: 고통지수가 얼마나 되는 것 같지?
내담자: 7.5?
자연스러움: 신체에도 그 고통이 느껴지니? 가슴이나 배나 등이나 기타 등등...
내담자: 심장이 답답해요. 7정도로요.
“나는 비록 허리가 아프고 목이 구부정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것으로 마음이 7.5정도로 괴롭고, 심장도 7정도로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완전히 받아들이며 나 자신을 스스로 용서하고 사랑합니다.”
후계혈을 두드리며 수용확언 한번하고 “이번에는 네가 해봐.” “나는 비록 .... 잘 기억이 안나요.” “뭐라고?”
자연스러움: 나는 비록 허리가 아프고...(다시 같은 수용확언을 들려주려고 하니)
내담자: 선생님, 이제 그 문제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요.
수용확언 한번하고 자기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라고 믿었던(핑게라고 해야 정확하겠지요.) 신체적인 증상과의 인과 관계가 해소되었습니다.(이것이 제가 바라던 것이 였습니다. 허리와 목의 문제를 자기 집중력 저하와 연계지으려는 신화를 깨주고 싶었는데 수용확언 한방에 없어져 버렸네요. 신체적 증상이 나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몇번의 세션이 더 필요하겠지요.^^)
“너 정말 훌륭한 무의식을 가졌구나. 어느 누구도 수용확언 1번에 원인을 중화시켜버린 경우는 없었는데...
너의 무의식은 엄청난 능력을 가진 것이 분명해.”
자 다시 “나는 비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7.5정도로 힘들고 그래서 공부도 잘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용확언 3회 후 연상어구는 넋두리로, “집중력이 떨어져서 괴롭다. 심장도 아프다. 왜 집중력이 떨어질까? 괴롭다. 괴롭다...”
스스로 원인을 찾아가게 하도록 계속 펌프질을 해야겠지요.
자연스러움: 너 만화 좋아해?(계속 타점을 두드리며)
내담자: 예.
자연스러움: 너 만화 볼때는 집중력이 어때?
내담자: 아주 잘돼요.
자연스러움: 무슨 만화 좋아해?
내담자: 원피스요.
“나는 비록 공부할 때는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그래서 심장이 7정도로 아프고 힘들지만, 만약 교과서를 만화로 만들어 준다면 정말 잘 집중해서 공부를 잘 할 수 있을텐데, 어른들은 이렇게 재미없게 교과서를 만들어서 시험치게 하고서는 공부 못했다고 혼내고, 이건 필시 어른들이 나를 골려주려는 작전일거야. 원피스 캐릭터가 들어간 수학교과서를 만들어 주면...”
내담자: 수학이 싫어요.(수용확언 하는 도중 역전 발생!)
자연스러움: 또 뭐가 있어?
내담자: 영어도 싫어요.(그럼 요 녀석아 공부할게 없잖아. 너 국어도 싫지?)
다시 타점 두드리며 계속 넋두리 EFT, “수학도 다 만화로 만들어 주고, 영어도 원피스를 이용해서 만화 대화 같은 것을 넣어 주면 내가 왜 집중을 안하겠어.... 나쁜 어른들이 지루하고 어렵게 만들어 놓고 나보고 집중 못한다고 야단치고...”
“지금은 어때? 고통지수가 얼마야?” “7이요.” (헉, 변한 것이 없어...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뭐가 7이야?” “짜증이요.” “심장이 아픈 것은 어떻게 되었고?” “그것은 완전히 없어 졌는데요.” “뭐가 짜증이 나지? 집중력에 대해서?” “아니요. 공부에 대해서요.”(양상이 확 바뀌었습니다. 다시 Issue에 집중해서)
조정과정으로 수용확언 다시 “나는 비록 공부를 못하는 것 때문에 짜증이 7정도로 나지만...”
타점 두드리며 “나쁜 어른들 같으니라고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어디 덧나나? 짜증나게 말이야.
내가 만약 어른이라면 만화처럼 수학 교과서도 만들고 영어교과서도 만들고 그러면 집중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집중해서 공부할 텐데...
/ 그래도 공부는 해야한다. 공부는 어른들 좋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하니까. 점수 몇점 더 높일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내 생존과 관계가 있으니까.
다른 친구들 다 나오라고 해봐라. 다 공부를 싫어하지. 마지못해 하는 것이 공부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 그런데 교과서를 만화로 만들면 모두 집중을 잘 할테니 나만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잖아.
/ 그냥 내가 지금 있는 교과서를 만화라고 생각하자.
이제는 교과서가 재미있다. 원피스만화보다 더 재미있다.(이래도 잘 따라한다. 요 녀석 이제 리프레이밍이 되었나? 뭐 이리 허무하게 빨라)...”
자연스러움: 자 어때 고통지수가 얼마야?
내담자: 3이요.
자연스러움: 뭐가 3이야?
내담자: 공부에 대한 답답함이요.(뭐야 그새 또 바뀌었어? 그리고 지가 알아서 바꿔놓고 고통지수도 알아서 떨어 뜨렸어? 완전 자동이네 이 녀석.)
“자 이제다시해볼까?” “뭘요?” “고통지수가 3이라며?” “아니요, 이젠 없는데요?” “뭐가 없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데요.”(앵, 이거 또 뭥미?)
그래서 바로 확인사살하기 위해 에너지 테스트 들어갑니다. “나는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강하고, 아주 잘하는 사람이다.” 이것을 3번 외치게 하고 에너지 테스트를 했습니다. 힘이 그대로 유지 되고 있었습니다.
자기 확신을 주기위해서 반대 테스트도 합니다. “나는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서 공부를 잘 못합니다.” 3번 외치게 하고 에너지 테스트를 하니, 바로 힘이 약해집니다. ‘요 녀석 이제 완전히 공부에 대한 심리적 역전이 풀렸네.’
Core Issue 근처도 안갔는데 역전이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하하
아마도 오늘의 문제를 그대로 두었다면 훗날 Core Issue가 되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주는 작업이 되는 것입니다.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저 혼자 속으로 오버액션 중 ㅋㅋ), 그리고 보람있는 일인지...
“너 오늘부터 집에 가서 밤에 잠 잘 때 그날 있었던 일 중에서 제일 화나거나 짜증나는 일로 EFT를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집중력이 강하고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다.’를 말하면서 10분정도 두드려. 넌 이제 공부에 대한 심리적 역전이 풀려서 이런 말을 해도 아무런 저항이 너의 무의식으로부터 안 일어날 거야.”
내담자를 상담하는 중, 부모님들도 옆에 앉아서 똑같이 자기 몸을 두드리며 같은 말로 EFT를 하라고 부탁드렸더니 아이보다 더 열심히 두드리고 소리 지르시고... 아무튼 다음 주 내담 약속 잡고 가실 때에는 아버님 왈 “선생님 제 두통이 싹 사라졌습니다. 신기합니다. 허허”.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열정은 아무도 못 말립니다.^^
사실 이 학생에게는 집중력저하고 공부 못하는 것이고, 목이나 허리문제는 처음부터 제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습니다.
자신감문제였습니다. 기가 팍 죽어있는 목이 구부정하고 가려리고 외소한, 기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도 힘겨워 보이는 그래서 예전 그 나이 때의 저를 보는 듯해서 울컥 했거든요.(꼭 제가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감정이입이었습니다. ㅋㅋ)
친구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없는 만년 조연 인생, 그것을 이 학생의 어깨에서 봤습니다. "너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좋아?"하고 물었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니오." 했던 첫 대화가 아직도 그대로 떠오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감만 회복시켜주면 무엇이든 할 사람입니다.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을 제단해서 자존감을 짓 눌러놓고는 '너는 왜 그 모양이야.' '누굴를 닮아서 그러니', '커서 뭐가 될래?' 이런 잔인한 말이나 쏟아내는 어른들, 아니 우리사회가 미치도록 싫습니다.(사실은 저도 그렇게 되는 것이 두려워 가끔씩 섬찟섬찟 합니다. 이 벽글씨도 빨랑 지워야지~)
그렇다고 내담자의 부모님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정말 온순한 분들이더군요. 아들을 끔찍이도 사랑하시고, 다만 이런 못된 사회에서 아들을 온전히 지켜낼 방법을 모르셨던 것이지요...)
“아드님 어느 정도 괜찮아지면 부모님들 문제도 같이 고민해보지요.” “예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가도 되나요? 사례를 해야...” “아뇨 빨랑 그냥가세요. 하하”
오늘 있었던 다른 사례들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많은 내담자들이 오셨는데 모두 저에게는 기적같은 선물을 주시고 가셨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go sum qui (EGO) sum!